결혼이주 여성 첫 간호조무사가 배출됐다. 주인공은 경남 사천에 살고 있는 필리핀 출신 로첼 A 마나다(33·사진)씨.

로첼씨는 2000년 한국인 남편에게 시집와 사천에 정착한 결혼 10년차 주부다. 그녀가 지난해 10월11일 경남도에서 주관한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당당히 합격하기까지는 난관이 많았다. 12년제인 우리나라와 달리 필리핀은 고교 졸업까지 10년밖에 걸리지 않아 논란 끝에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응시 자격이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필리핀 현지 학교의 졸업증명서를 국내에서 확인하는데 시간이 지체돼 자격 공부를 같이 했던 동기들의 수료식에서 자격증을 받지 못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필리핀에 있는 가족이 해당 학교에서 졸업증명서를 발급받아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 제출하고, 대사관은 확인작업을 거쳐 외교통상부로, 여기서 다시 경남도로 넘어왔다. 그녀는 5개월간의 우여곡절 끝에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받아 정식 조무사로 인정받았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삼천포서울병원과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는 지난달 30일 삼천포 서울간호학원에서 역경을 딛고 자격증을 취득한 로첼씨를 위해 간호조무사 자격증 수여식을 열었다.

로첼씨는 “시험에 합격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 그동안 용기와 희망을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