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도전하는 귀화 한국인 자스민(서울=연합뉴스) 오는 6월2일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로 영입된 필리핀 출신의 귀화 한국인 자스민(33)씨. 문화 여성 네트워크인 '물방울 나눔회' 사무국장인 자스민씨는 필리핀 아테네오 데 다바오 대학교 의대 예과에 다니다 19세 때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다. 당선될 경우 귀화한 국민이 주민대표로 뽑히는 첫 사례가 된다. 2010.5.2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아픈 사람이 직접 병원에 가야 제대로 된 처방을 받는 것처럼 우리나라 구성원인 우리가 직접 아픔과 원하는 것을 말해야죠."

필리핀 출신 귀화자 자스민(33)씨가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후보'라는 한나라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진짜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였다.

필리핀 의대생이었던 지난 94년 한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난 띠동갑의 한국인 남자와 결혼해 95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자스민씨는 자신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자스민씨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이 생겼을 때 `우리의 존재를 인정해주는구나'라고 반겼는데, 어느덧 그 말 자체가 하나의 국적이 됐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둔 엄마로서의 걱정이기도 했다. "이 땅에서 자랄 우리 아이들이 0.01%라도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하려면 정치를 알고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을 깨고 온전한 한국인이 되기 위한 그의 도전인 셈이다.

다문화 여성 네트워크인 물방울나눔회의 사무국장,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EBS 한국어 강사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자스민씨는 "서울시의원이 되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도 거침이 없었다.

"서울시가 많은 관광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주여성은 한국어와 모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민간 홍보대사", "한 부모가정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갖는 환경이 유사하고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종합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16년차 주부이자 정치신인 자스민씨의 포부였다.

다만 자스민씨는 넘어야 할 관문이 2개가 있다고 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 정당이 `이주여성을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을 극복하고, 필리핀에 있는 부모님의 반대를 설득하는 게 그 관문이다.

앞서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자스민씨와 일본인 출신 귀화자 이연화씨를 각각 서울시의원과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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